[크리틱] 적대가 사라진 공간 / 문강형준

[크리틱] 적대가 사라진 공간 / 문강형준

… 카인과 아벨의 예가 말해주듯 인정욕구는 필연적으로 갈등을 내포한다. 르네 지라르는 신화연구를 통해 인정욕구가 일으키는 폭력의 역학을 연구했다. 그에 따르면 이 폭력의 사이클은 인간사회가 존재하는 한 결코 완전히 제어되지 않는 것이다. 하지만 인정욕구를 기반으로 한 가상공간인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는 그러한 갈등과 폭력이 원천적으로 배제되어 있다.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에는 ‘좋아요’(like) 버튼만 있지, ‘싫어요’는 없다. ‘친구’ 관계를 끊는 일은 싸움이 아닌 ‘친구 해제’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해결된다. 이 긍정과잉의 공간은 얼굴 붉힐 일 없이 깔끔하다. 반면, ‘친구’들로 구성된 페이스북과 달리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트위터에서는 논쟁이 가능하다. 하지만 과열된 논쟁은 ‘언팔’이나 ‘블록’을 통해 쉽게 시야에서 제거할 수 있다. 그래서 트위터는 같은 생각을 공유한 무리들이 서로 모이는 경향성을 가진다. 결국 무리들 속에는 논쟁보다는 다른 무리에 대한 조롱이나 냉소만이 남는다. 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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